생명과학 고3 유전자의 발현 심화

진핵세포 유전자 조절

히스톤 변형, 전사 인자 결합, 인핸서·사일런서 등을 통한 진핵세포의 다단계 유전자 발현 조절 기전이다.
진핵세포는 염색질의 구조 변화, 전사 인자와 인핸서·사일런서의 결합, RNA 가공, 번역과 그 이후 단계까지 여러 층에서 유전자 발현을 조절합니다.
원핵세포의 오페론이 스위치 하나로 등을 켜고 끄는 방식이라면, 진핵세포는 조광기 여러 개를 직렬로 이어 놓은 방식입니다. 어느 하나만 내려도 불은 어두워집니다.

쉽게 말하면

유전자 발현 조절의 원리 자체는 원핵세포와 같습니다 — 필요한 단백질만 필요한 만큼 만든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원핵세포가 오페론이라는 비교적 단순한 스위치로 이 일을 해내는 반면, 진핵세포는 사정이 다릅니다. DNA가 히스톤 단백질에 감겨 핵 속에 빽빽하게 접혀 있고, 게다가 우리 몸의 모든 세포가 같은 유전체를 공유하면서도 전혀 다른 일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조절 지점이 훨씬 많습니다.

첫 관문은 염색질입니다. DNA가 히스톤에 단단히 감겨 있으면 RNA 중합효소도 전사 인자도 그 자리에 접근할 수 없습니다. 히스톤에 아세틸기가 붙으면 DNA와 히스톤의 결합이 느슨해져 그 부위가 전사되기 쉬운 상태가 되고, 반대로 DNA의 특정 부위에 메틸기가 붙으면 대체로 전사가 억제됩니다. 즉 진핵세포에서 유전자는 '읽히기 전에 먼저 열려야' 합니다.

다음이 전사 단계입니다. 프로모터 근처에 여러 전사 인자가 모여야 RNA 중합효소가 자리를 잡습니다. 여기에 인핸서(발현을 높이는 DNA 부위)와 사일런서(낮추는 부위)가 조절 단백질을 붙여 전사량을 크게 바꿉니다. 인핸서는 프로모터에서 수천 염기쌍 떨어져 있어도, DNA가 고리 모양으로 접히면서 그 단백질들이 프로모터의 복합체와 맞닿아 작동합니다.

조절은 전사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RNA 가공 단계에서 어떤 엑손을 골라 이어 붙이느냐에 따라 하나의 유전자가 여러 단백질을 만들 수 있고, mRNA가 세포질에서 얼마나 오래 버티는지, 번역이 언제 시작되는지, 만들어진 단백질이 언제 분해되는지까지 모두 발현량을 결정합니다.

이렇게 나타납니다

  1. 예시 1
    같은 유전체, 다른 세포
    간세포와 이자의 세포는 인슐린 유전자를 똑같이 가지고 있지만 인슐린을 만드는 것은 이자의 세포뿐입니다. 차이는 유전자가 아니라, 그 유전자를 켜 주는 전사 인자가 어느 세포에 있는지와 그 부위의 염색질이 열려 있는지에 있습니다.
  2. 예시 2
    인핸서가 멀리서도 작동하는 이유
    인핸서에 조절 단백질이 붙으면 그 사이의 DNA가 고리처럼 휘어져, 멀리 있던 조절 단백질이 프로모터에 모인 전사 인자 복합체와 직접 맞닿습니다. 거리는 접으면 사라집니다. 그래서 인핸서는 유전자의 앞이든 뒤든, 심지어 인트론 안에 있어도 기능할 수 있습니다.
  3. 예시 3
    하나의 유전자에서 여러 단백질
    대체 스플라이싱을 통해 같은 pre-mRNA에서 엑손 조합을 달리하면 서로 다른 단백질이 나옵니다. 사람의 유전자 수가 생각보다 적은데도 단백질의 종류가 훨씬 많은 이유 중 하나가 이것입니다.

원핵세포(오페론) vs 진핵세포의 유전자 조절

구분원핵세포진핵세포
조절 단위오페론 — 여러 유전자가 한 묶음으로 함께 조절됨유전자마다 프로모터와 조절 부위를 따로 가짐
mRNA한 mRNA에 여러 유전자가 실림대개 한 mRNA에 유전자 하나
염색질 수준 조절없음(DNA가 히스톤에 감겨 있지 않음)히스톤 변형·DNA 메틸화로 접근 자체를 조절
주요 조절 단계주로 전사 개시전사 개시 + RNA 가공 + 번역 + 번역 후까지 다단계
조절의 목적환경 변화에 빠르게 대응(먹이 등)환경 대응 + 세포마다 다른 정체성 유지

자주 하는 오해

진핵세포에도 오페론이 있다고 생각하기
이렇게 생각하기 쉬움관련된 유전자들은 진핵세포에서도 한 오페론에 묶여 함께 전사된다
실제로는진핵세포에는 오페론이 없습니다. 함께 쓰여야 할 유전자들이라도 각자 프로모터를 갖고 따로 전사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함께 켜질까요? 그 유전자들이 같은 조절 서열(같은 전사 인자가 알아보는 자리)을 공유하기 때문입니다. 한 묶음으로 전사하는 것이 아니라, 같은 신호에 각자 반응하는 것입니다.
발현되지 않는 유전자는 세포에서 사라졌다고 생각하기
이렇게 생각하기 쉬움신경 세포는 인슐린 유전자를 쓰지 않으니 그 유전자를 가지고 있지 않다
실제로는모든 체세포는 같은 유전체를 그대로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그 부위의 염색질이 닫혀 있거나 켜 줄 전사 인자가 없어 발현되지 않을 뿐입니다.
조절은 유전자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읽지 않는' 것입니다. 그래서 분화가 끝난 세포의 핵을 난자에 넣으면 다시 온전한 개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 정보는 남아 있었던 것입니다.

선수 개념 — 이걸 먼저 알아야 해요

유전자 발현 조절고3

이후 개념 — 이 개념을 배우면 이어집니다

없음 — 이 개념이 마지막입니다

같은 단원의 개념 — 유전자의 발현

번역고3세포 분화고3오페론고3유전 암호고3유전자 발현고3유전자 발현 조절고3전사고3코돈과 안티코돈고3RNA 가공(스플라이싱)고3RNA의 종류고3

자주 묻는 질문

Q1히스톤 아세틸화는 왜 전사를 촉진하나요?
DNA는 음전하를, 히스톤은 양전하를 띠고 있어 서로 강하게 끌어당깁니다. 히스톤에 아세틸기가 붙으면 양전하가 줄어 결합이 느슨해지고, 그 사이로 전사에 필요한 단백질들이 들어갈 수 있게 됩니다.
Q2전사 인자와 RNA 중합효소는 어떻게 다른가요?
RNA 중합효소는 실제로 RNA를 합성하는 효소이고, 전사 인자는 그 효소가 올바른 프로모터에 자리 잡도록 돕거나 막는 조절 단백질입니다. 진핵세포의 RNA 중합효소는 전사 인자들이 먼저 자리를 깔아 주지 않으면 혼자서는 프로모터에 붙지 못합니다.
Q3DNA 염기 서열이 바뀌지 않았는데도 발현이 달라질 수 있나요?
네. DNA 메틸화나 히스톤 변형처럼 염기 서열은 그대로 두고 발현만 바꾸는 조절이 있고, 이 표지는 세포가 분열해도 딸세포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한 번 정해진 세포의 정체성이 계속 유지됩니다.
교육과정 2022 개정 · 고3 생명과학 · 유전자의 발현 수록 심화 (교육과정 밖 확장 개념)

이 다단계 조절이 실제로 무엇을 만들어 내는지 보려면 세포 분화로 가 보세요. 같은 유전체에서 어떻게 서로 다른 세포가 나오는지가 정확히 이 조절의 결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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