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과학 고3 강수 과정과 대기의 운동 심화

편서풍 파동(행성파)

로스비 파(행성파)의 발달로 지상 고·저기압이 형성되고 일기 계통이 이동하는 메커니즘을 이해한다.
중위도 상공의 편서풍이 남북으로 크게 구불거리며 만드는 파장 수천 km의 파동으로, 지상의 고기압과 저기압을 발달시키고 일기 계통을 서에서 동으로 밀고 갑니다.
편서풍을 팽팽한 줄이라고 하면, 행성파는 그 줄을 따라 천천히 흘러가는 큰 물결입니다. 물결의 골과 마루가 어디에 놓이느냐에 따라 그 아래 지상에 저기압이 자리 잡을지 고기압이 자리 잡을지가 정해집니다.

쉽게 말하면

적도는 뜨겁고 극은 차갑기 때문에 중위도에는 늘 남북 온도차가 있고, 이 온도차가 상공으로 갈수록 강해지는 서풍, 즉 편서풍을 만듭니다. 기압과 바람에서 배운 대로 바람은 기압 경도력과 전향력의 균형으로 부는데, 여기에 한 가지 사실이 더해지면서 파동이 태어납니다. 전향력은 고위도로 갈수록 커지고 저위도로 갈수록 작아진다는 것입니다.

똑바로 서쪽에서 동쪽으로 불던 공기가 어떤 이유로(예를 들어 커다란 산맥이나 대륙-해양의 열 차이 때문에) 북쪽으로 살짝 밀려 올라갔다고 해 봅시다. 고위도로 가면 전향력이 커지므로 공기는 오른쪽으로 더 세게 휘어져 다시 남쪽으로 되돌아옵니다. 그런데 이번엔 저위도로 내려가면서 전향력이 작아져 덜 휘어지고, 원래 위도를 지나쳐 더 남쪽까지 내려갑니다. 이렇게 '되돌리려는 힘'이 매번 과하게 작동하면서 공기는 남북으로 진자처럼 왕복하고, 서에서 동으로 흐르는 편서풍에 실려 커다란 파동, 로스비 파(행성파)가 됩니다.

이 파동의 진짜 위력은 상층과 지상을 이어 준다는 데 있습니다. 파동이 남쪽으로 꺾여 내려간 부분(기압골)의 동쪽에서는 상층 공기가 흩어져 나갑니다(발산). 위에서 공기를 퍼내면 아래 지상의 공기가 빨려 올라가야 하므로 지상 기압이 떨어지고, 그 자리에 온대 저기압이 발달합니다. 반대로 파동이 북쪽으로 부푼 부분(기압능)의 동쪽에서는 상층에서 공기가 모여들어(수렴) 아래로 내려누르고, 지상에는 고기압이 자리 잡습니다. 우리나라 일기도에서 고기압과 저기압이 번갈아 줄지어 나타나는 것은 위에 이런 파동이 걸려 있기 때문입니다.

행성파는 대체로 편서풍보다 훨씬 느리게 동쪽으로 이동합니다. 파동이 천천히 동진하니 그 아래의 고·저기압도 함께 서에서 동으로 옮겨 가고, 그래서 우리나라 날씨는 대개 중국 쪽에서 일본 쪽으로 흘러갑니다. 파동의 골과 마루를 잇는 축을 따라 편서풍이 특히 빠르게 몰리는 좁은 띠가 제트 기류입니다.

이렇게 나타납니다

  1. 예시 1
    일기예보가 며칠 뒤를 내다볼 수 있는 이유
    지상의 저기압 하나만 보면 언제 어디로 갈지 알기 어렵지만, 상층 500 hPa 일기도에서 편서풍 파동의 골과 마루가 어디에 있는지 보면 그 아래에서 어느 지역에 저기압이 발달할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예보관이 지상 일기도와 상층 일기도를 나란히 놓고 보는 이유입니다.
  2. 예시 2
    파동이 크게 굽으면 한파와 이상 고온이 함께 온다
    파동의 진폭이 커지면 골 안쪽으로는 극지방의 찬 공기가 저위도까지 깊숙이 내려오고, 바로 옆 마루 쪽으로는 저위도의 따뜻한 공기가 고위도까지 올라갑니다. 같은 위도인데 한쪽은 기록적인 한파, 다른 쪽은 때아닌 포근함이 나타나는 것은 파동이 남북 열교환을 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3. 예시 3
    파동을 만드는 방아쇠 — 산맥과 해륙 분포
    북반구 중위도에는 큰 산맥과 대륙·해양이 번갈아 놓여 있습니다. 편서풍이 거대한 산맥을 넘거나, 차가운 대륙에서 따뜻한 바다로 건너갈 때 흐름이 남북으로 밀려나면서 파동이 시작됩니다. 남반구 중위도는 바다가 대부분이라 이런 방아쇠가 적어 편서풍이 상대적으로 곧게 붑니다.

자주 하는 오해

지상의 저기압이 상층의 파동을 만든다고 인과를 거꾸로 잡기
이렇게 생각하기 쉬움지상에 저기압이 생겨서 그 위의 편서풍이 남쪽으로 휘어진다
실제로는순서가 반대입니다. 상층 파동의 기압골 동쪽에서 공기가 발산하고, 그 결과로 아래 지상에 저기압이 발달합니다.
지상 저기압이 유지되려면 계속 빨려 올라가는 공기를 위에서 치워 줘야 합니다. 상층 발산이 없으면 저기압으로 모여든 공기가 쌓여 기압이 곧 회복되고 저기압은 소멸합니다. 즉 상층 파동은 지상 저기압의 결과가 아니라 '연료 공급 장치'입니다. 그래서 상층 발산 구역을 벗어난 저기압은 힘을 잃고 약해집니다.
편서풍 파동을 '서쪽으로 부는 바람이 흔들리는 것'으로 읽기
이렇게 생각하기 쉬움편서풍은 서쪽으로 부는 바람이니, 파동도 동에서 서로 흘러간다
실제로는편서풍은 '서쪽에서 불어오는' 바람, 즉 서 → 동으로 부는 바람입니다. 파동도 (편서풍보다 느리지만) 대체로 동쪽으로 이동합니다.
바람의 이름은 '불어 가는 방향'이 아니라 '불어오는 방향'으로 붙입니다. 북서풍이 북서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인 것과 같습니다. 이 규칙을 놓치면 '일기 계통이 서에서 동으로 이동한다'는 사실 자체가 설명되지 않으므로, 헷갈릴 때는 우리나라 날씨가 서쪽에서 온다는 경험을 기준점으로 삼으세요.

선수 개념 — 이걸 먼저 알아야 해요

기압과 바람고2

이후 개념 — 이 개념을 배우면 이어집니다

온대 저기압고2제트 기류고3

같은 단원의 개념 — 강수 과정과 대기의 운동

단열 변화와 구름 형성고3온실 효과와 지구 복사 수지고3제트 기류고3

자주 묻는 질문

Q1행성파는 왜 편서풍보다 느리게 움직이나요?
파동을 만드는 복원 작용(전향력이 위도에 따라 달라지는 성질)이 파동을 서쪽으로 되밀려는 방향으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서 → 동으로 흐르는 편서풍이 파동을 동쪽으로 실어 나르고, 복원 작용은 서쪽으로 되밀어서, 둘의 차이만큼만 천천히 동진합니다. 파장이 아주 긴 파동은 두 효과가 거의 비겨 제자리에 멈춘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Q2파동의 진폭이 커지면 왜 날씨가 극단적이 되나요?
파동이 완만하면 찬 공기와 따뜻한 공기가 각자의 위도에 머물지만, 파동이 크게 굽으면 공기 덩어리가 위도를 크게 가로질러 이동합니다. 원래 그 위도에 없던 공기가 밀려오니 평년보다 훨씬 춥거나 더운 날씨가 나타나고, 파동이 느려지면 그 상태가 여러 날 이어져 한파나 폭염이 길어집니다.
Q3남북 온도차가 줄면 파동은 어떻게 되나요?
온도차가 편서풍의 원동력이므로, 온도차가 줄면 편서풍이 약해집니다. 편서풍이 약해지면 파동이 동쪽으로 실려 가는 속도도 느려져 같은 기압 배치가 오래 머무르는 경향이 생깁니다. 다만 이 연결 고리는 현재도 활발히 연구되는 주제라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교육과정 2022 개정 · 고3 지구과학 · 강수 과정과 대기의 운동 수록 심화 (교육과정 밖 확장 개념)

파동의 기압골 앞에서 실제로 어떻게 저기압이 태어나 온난 전선과 한랭 전선을 끌고 다니는지는 온대 저기압에서, 파동의 축을 따라 좁고 빠르게 몰리는 바람의 핵은 제트 기류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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