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 고3 용액의 성질

용해 과정과 용해열

용질과 용매 사이의 인력이 용질-용질, 용매-용매 사이 인력보다 클 때 자발적으로 용해된다. 격자 에너지와 수화 에너지의 차이가 용해열을 결정한다.
용질 입자가 흩어져 용매 입자와 고르게 섞이는 과정으로, 용질-용매 사이의 인력이 원래의 용질-용질·용매-용매 인력을 대신할 만큼 충분할 때 잘 일어납니다.
손을 잡고 있던 두 무리가 손을 놓고 서로 섞이는 일입니다. 원래 짝과 놓는 데 드는 에너지보다 새 짝과 잡을 때 나오는 에너지가 크면 열이 나고, 반대면 차가워집니다.

쉽게 말하면

용해는 한 번에 일어나는 사건이 아니라 세 단계로 쪼개 생각할 수 있습니다. ① 용질 입자끼리 붙잡고 있던 손을 떼어 놓는다(에너지 흡수), ② 용매 입자 사이를 벌려 용질이 들어갈 자리를 만든다(에너지 흡수), ③ 용질과 용매가 새로 손을 잡는다(에너지 방출). 앞의 두 단계는 항상 에너지를 먹고, 마지막 한 단계만 에너지를 내놓습니다. 이 셋을 더한 총합이 용해열입니다.

그래서 용해열의 부호는 '③이 ①+②를 이기느냐'로 정해집니다. 이온 결합 물질이라면 ①은 격자를 뜯는 데 드는 에너지(격자 에너지)이고, ③은 이온이 물 분자에 둘러싸이며 나오는 에너지(수화 에너지)입니다. 수화 에너지가 격자 에너지보다 크면 발열, 작으면 흡열입니다. 손난로가 뜨거워지는 것도, 냉각 팩이 차가워지는 것도 같은 저울의 양쪽 결과입니다.

어떤 인력이 얼마나 센지는 분자 간 힘 이 결정합니다. '비슷한 것끼리 잘 녹는다'는 말이 여기서 나옵니다. 물처럼 극성이 큰 용매는 이온이나 극성 분자를 잘 녹이고, 헥세인처럼 무극성인 용매는 기름 같은 무극성 분자를 잘 녹입니다. 물과 기름이 섞이지 않는 것은 물 분자끼리의 수소 결합이 워낙 강해서,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온 기름 분자가 얻는 이득이 너무 작기 때문입니다.

한 가지 함정이 있습니다. 흡열인데도 저절로 녹는 물질이 많습니다. 질산 암모늄을 물에 넣으면 차가워지지만 잘 녹습니다. 에너지만으로는 설명이 안 되고, 흩어져서 무질서해지려는 경향이 함께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즉 용해의 자발성은 에너지 변화와 무질서도 증가의 힘겨루기입니다.

이렇게 나타납니다

  1. 예시 1
    발열 용해 — 수산화 나트륨
    수산화 나트륨 알갱이를 물에 넣으면 비커가 뜨거워집니다. 이온이 물 분자에 둘러싸이며 나오는 수화 에너지가, 결정을 뜯는 데 든 격자 에너지보다 크기 때문입니다.
  2. 예시 2
    흡열 용해 — 질산 암모늄
    질산 암모늄을 물에 녹이면 온도가 내려갑니다. 격자를 뜯는 데 든 에너지를 수화 에너지가 다 갚지 못해, 모자란 만큼을 주변 물에서 열로 빼앗아 오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잘 녹는 이유는 흩어지려는 경향이 그 손해를 덮기 때문입니다.
  3. 예시 3
    왜 기름은 물에 안 녹을까
    기름 분자를 물에 넣으려면 수소 결합으로 촘촘히 묶인 물 분자들을 억지로 벌려야 합니다(②단계 비용이 큼). 그런데 무극성인 기름은 물과 새로 잡을 손이 약해서(③단계 이득이 작음) 손익이 맞지 않습니다. 그래서 물끼리 다시 뭉치고 기름은 밀려납니다.

순서대로 하면

용해열의 부호를 판단하는 순서
  1. 1용질 입자를 떼어 내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확인합니다. 이온 결합이면 격자 에너지에 해당합니다.
  2. 2용매 분자 사이를 벌리는 데 드는 에너지를 함께 생각합니다. 물처럼 수소 결합이 강한 용매는 이 값이 큽니다.
  3. 3용질이 용매에 둘러싸이며 방출되는 에너지(물이면 수화 에너지)를 확인합니다.
  4. 4방출량이 흡수량보다 크면 발열(용액 온도 상승), 작으면 흡열(용액 온도 하강)입니다.
  5. 5'흡열이면 안 녹는다'로 이어 붙이지 않습니다. 자발성은 무질서도 증가까지 함께 봐야 합니다.

자주 하는 오해

흡열 용해는 일어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이렇게 생각하기 쉬움에너지를 흡수하는 방향이니 저절로 녹을 리 없다
실제로는질산 암모늄처럼 온도가 내려가면서도 잘 녹는 물질이 많습니다.
자발성을 에너지 하나로만 판단하기 때문에 생기는 오해입니다. 용질이 용매 속에 고루 흩어지면 배열의 경우의 수가 크게 늘어나는데, 이 무질서도 증가가 에너지 손해를 덮어 줄 수 있습니다. 실제로 냉각 팩은 '흡열인데 잘 녹는' 성질을 그대로 이용한 제품입니다.
용해를 '녹아 없어지는 것' 또는 화학 반응으로 여기기
이렇게 생각하기 쉬움설탕이 물에 녹으면 설탕이 물로 변하거나 분해되어 사라진다
실제로는설탕 분자는 그대로 있고 물 분자 사이에 흩어져 있을 뿐입니다. 물을 증발시키면 설탕이 그대로 되돌아옵니다.
용해는 새로운 물질이 만들어지는 화학 변화가 아니라, 입자가 섞이는 물리적 과정입니다. 그래서 용액의 질량은 용질과 용매의 질량을 더한 값이 됩니다. 다만 이온 결합 물질이 물속에서 이온으로 나뉘는 것은 분자가 쪼개지는 것이 아니라 원래 붙어 있던 이온이 떨어지는 것이라, 역시 물을 날리면 원래 결정으로 돌아옵니다.

선수 개념 — 이걸 먼저 알아야 해요

분자 간 힘고3

이후 개념 — 이 개념을 배우면 이어집니다

용해도고3

연계 개념 — 과목을 넘어 함께 보면 좋아요

열과 내부 에너지고3

같은 단원의 개념 — 용액의 성질

끓는점 오름고3몰 분율고3몰랄 농도고3삼투압고3어는점 내림고3용액의 총괄성고3용해도고3증기압 내림고3헨리 법칙고3

자주 묻는 질문

Q1'비슷한 것끼리 녹는다'는 말은 왜 성립하나요?
용질과 용매의 분자 간 힘이 비슷한 종류여야 ③단계에서 잃은 만큼을 되찾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극성 용질을 극성 용매에 넣으면 원래 있던 인력과 비슷한 세기의 새 인력이 생겨 손익이 맞습니다.
Q2용해열이 크면 많이 녹는다는 뜻인가요?
아닙니다. 용해열은 '녹을 때 열이 얼마나 오가는지'이고, 얼마나 많이 녹는지는 용해도 입니다. 두 값은 별개입니다.
Q3이 내용은 물리의 열 개념과 어떻게 이어지나요?
용해열은 결국 계와 주위 사이에 오간 열입니다. 흡열 용해에서 용액이 차가워지는 것은 열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주위(물)에서 계로 옮겨 간 것입니다. 열과 내부 에너지 의 관점 그대로입니다.
교육과정 2022 개정 · 고3 화학 · 용액의 성질 수록 기본 (교육과정 단원)

'왜 녹는가'를 봤다면 이제 '얼마나 녹는가'입니다. 용해도 로 넘어가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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