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 고3 물질의 세 가지 상태

증기압과 끓는점

액체와 기체가 동적 평형을 이루는 압력이 증기압이며, 증기압이 외부 압력과 같아지는 온도가 끓는점이다. 분자 간 힘이 강할수록 증기압 낮고 끓는점 높다.
밀폐된 곳에서 액체와 그 증기가 동적 평형을 이룰 때 증기가 나타내는 압력이 증기압이고, 증기압이 외부 압력과 같아지는 온도가 끓는점입니다.
증기압은 액체가 '나가고 싶어 하는 정도'입니다. 분자끼리 손을 꽉 잡고 있는 액체는 좀처럼 못 나가서 증기압이 낮고 끓는점이 높습니다. 손을 느슨하게 잡은 액체는 잘 튀어나가 증기압이 높고 끓는점이 낮습니다.

쉽게 말하면

뚜껑을 덮은 병 속의 물을 생각해 봅시다. 처음에는 물 표면에서 분자가 계속 튀어나와 증기가 늘어납니다. 증기가 많아지면 이번에는 되돌아와 액체로 잡히는 분자도 많아지고, 어느 순간 나가는 개수와 들어오는 개수가 같아집니다. 겉보기에는 아무 일도 없어 보이지만 실제로는 양방향으로 활발히 오가는 동적 평형이고, 이때 증기가 누르는 압력이 증기압입니다.

증기압을 결정하는 것은 딱 두 가지, 분자 간 힘온도입니다. 액체를 탈출하려면 이웃 분자가 붙잡는 힘을 이겨 낼 만큼의 운동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그러니 분자 간 힘이 셀수록(예: 수소 결합이 있는 물) 탈출할 자격을 갖춘 분자가 적어 증기압이 낮습니다. 온도를 올리면 빠른 분자의 비율이 급격히 늘어나 증기압이 가파르게 커집니다 — 증기압 곡선이 직선이 아니라 위로 휘어 오르는 이유입니다.

끓음은 여기서 자연스럽게 나옵니다. 액체 내부에서 기포가 만들어지려면, 기포 속 증기가 주변 액체와 대기가 누르는 압력을 밀어낼 수 있어야 합니다. 증기압이 외부 압력과 같아지는 순간 비로소 기포가 버티고 커질 수 있고, 그 온도가 끓는점입니다. 그러므로 끓는점은 물질의 고정된 성질이 아니라 외부 압력에 따라 달라지는 값입니다. '기압에서의 끓는점'을 특별히 기준 끓는점이라 부르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증기압이 낮은 물질일수록 이 조건을 만족하려면 온도를 더 올려야 하므로, 증기압이 낮다 = 끓는점이 높다 = 분자 간 힘이 세다가 한 줄로 이어집니다.

이렇게 나타납니다

  1. 예시 1
    물과 에탄올
    같은 온도에서 에탄올의 증기압이 물보다 높습니다. 물은 분자당 수소 결합을 더 촘촘히 이루어 서로를 강하게 붙잡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기압에서 에탄올은 약 에, 물은 에 끓습니다. 손등에 에탄올을 바르면 물보다 훨씬 빨리 증발하며 시원해지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2. 예시 2
    높은 산에서 밥이 설익는 이유
    고도가 높으면 대기압이 낮습니다. 외부 압력이 낮으니 물의 증기압이 그 값에 도달하는 온도도 낮아져, 물이 보다 낮은 온도에서 끓어 버립니다. 물이 팔팔 끓고 있어도 온도가 충분히 높지 않으니 쌀이 익지 않습니다. 압력솥은 정반대 원리입니다 — 내부 압력을 기압보다 높여 물의 끓는점을 올리고, 그 뜨거운 물로 음식을 빨리 익힙니다.
  3. 예시 3
    감압 증류
    가열하면 분해되어 버리는 물질은 높은 온도로 끓일 수 없습니다. 이때 장치 안의 압력을 낮추면 끓는점이 함께 내려가, 훨씬 낮은 온도에서도 증류할 수 있습니다. 끓는점이 외부 압력에 따라 변한다는 사실을 실험실에서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예입니다.

증발과 끓음은 다릅니다

구분증발끓음
일어나는 곳액체의 표면에서만액체 내부 전체에서 (기포 발생)
온도 조건끓는점보다 낮은 어떤 온도에서도증기압 = 외부 압력이 되는 온도에서만
빠르기를 좌우하는 것표면적, 바람, 온도, 습도가열 속도 (온도는 끓는 동안 일정)
빨래가 마른다, 젖은 손이 시원하다주전자 물이 부글부글 끓는다

자주 하는 오해

액체가 많거나 표면적이 넓으면 증기압이 커진다고 생각하기
이렇게 생각하기 쉬움넓은 접시에 담은 물이 좁은 병에 담은 물보다 증기압이 높겠지
실제로는평형 증기압은 오직 물질의 종류와 온도로만 정해집니다. 액체의 양, 표면적, 용기의 크기와는 무관합니다.
표면적이 넓으면 나가는 분자도 많아지지만 되돌아오는 분자도 그만큼 많아져, 평형에 더 빨리 도달할 뿐 평형에서의 압력은 같습니다. 액체가 한 방울이라도 남아 있다면 같은 온도에서 증기압은 똑같습니다. '증발 속도'와 '평형 증기압'을 구분하세요 — 앞의 것은 표면적에 좌우되고, 뒤의 것은 그렇지 않습니다.
물의 끓는점은 언제나 100 °C라고 생각하기
이렇게 생각하기 쉬움물은 에서 끓는 물질이다
실제로는기압에서의 끓는점입니다. 압력이 낮아지면 끓는점도 내려가고, 압력이 높아지면 올라갑니다.
끓는점은 '증기압 = 외부 압력'이라는 관계가 성립하는 온도이지 물질에 새겨진 상수가 아닙니다. 외부 압력을 충분히 낮추면 상온의 물도 끓습니다. 산 위에서 밥이 설익고 압력솥에서 빨리 익는 현상이 모두 이 관계에서 나옵니다.

선수 개념 — 이걸 먼저 알아야 해요

분자 간 힘고3

이후 개념 — 이 개념을 배우면 이어집니다

분자간 힘과 끓는점고3상평형 그림고3

같은 단원의 개념 — 물질의 세 가지 상태

게이-뤼삭 법칙고3그레이엄 확산 법칙고3기체 운동론고3보일 법칙고3분산력(런던 힘)고3분자 간 힘고3분자간 힘과 끓는점고3상평형 그림고3샤를 법칙고3수소 결합고3쌍극자-쌍극자 힘고3아보가드로 법칙고3이상 기체 법칙고3혼합 기체와 분압고3

자주 묻는 질문

Q1끓는 동안 계속 열을 주는데 왜 온도가 안 올라가나요?
넣어 준 열이 온도를 올리는 데 쓰이지 않고, 분자 간 힘을 끊어 액체를 기체로 바꾸는 데(기화열) 전부 쓰이기 때문입니다. 액체가 모두 기체가 되고 나서야 온도가 다시 오릅니다.
Q2증기압이 높은 물질을 '휘발성이 크다'고 하는 건가요?
맞습니다. 같은 온도에서 증기압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기체로 잘 날아간다는 뜻이므로 휘발성이 큽니다. 그리고 휘발성이 크다는 것은 곧 분자 간 힘이 약하고 끓는점이 낮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 세 가지는 같은 사실의 다른 표현입니다.
Q3뚜껑을 열어 두면 왜 물이 결국 다 마르나요?
열린 공간에서는 증기가 계속 날아가 버려서 되돌아오는 분자가 늘어나지 못합니다. 나가는 쪽과 들어오는 쪽이 같아지는 평형에 영영 도달하지 못하므로, 액체가 남김없이 증발할 때까지 한쪽으로만 진행합니다. 증기압을 정의하려면 밀폐된 공간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교육과정 2022 개정 · 고3 화학 · 물질의 세 가지 상태 수록 기본 (교육과정 단원)

온도와 압력을 함께 놓고 고체·액체·기체의 경계를 한 장의 그림으로 보면 끓는점이 왜 곡선인지 한눈에 들어옵니다. 상평형 그림으로 이어 가거나, 분자간 힘과 끓는점에서 물질별 비교를 확인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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