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학 고3 양자와 미시세계 심화

양자 얽힘

공간적으로 분리된 두 입자의 상태가 비국소적으로 상관되는 양자 얽힘 현상과 EPR 역설, 벨 부등식 검증을 이해한다.
두 입자가 하나의 얽힌 상태를 이루면,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한쪽의 측정 결과가 다른 쪽의 상태와 즉시 상관되는 현상입니다.
장갑 한 켤레를 나눠 두 상자에 넣어 지구 반대편으로 보낸 것과 비슷해 보이지만, 결정적으로 다릅니다 — 장갑은 처음부터 어느 쪽이 왼손인지 정해져 있었지만, 얽힌 입자는 측정하기 전까지 정해져 있지 않다는 것이 실험으로 증명되었습니다.

쉽게 말하면

중첩이 입자 하나에 대한 이야기였다면, 얽힘은 두 입자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예를 들어 스핀의 합이 0인 상태에서 두 전자가 갈라져 나오면, 둘의 상태는 '(A 위, B 아래)'와 '(A 아래, B 위)'의 중첩이 됩니다. 여기서 A만 따로 떼어 '이런 상태다'라고 말할 방법이 없습니다. 상태는 두 입자에 통째로 붙어 있습니다.

A를 측정해 위로 나왔다면, 그 순간 B는 아래로 확정됩니다. 두 입자가 몇 광년 떨어져 있어도 그렇습니다. 아인슈타인은 이것이 '유령 같은 원격 작용'이라며, 사실은 처음부터 답이 정해져 있는데 양자역학이 그 정보를 담지 못하는 불완전한 이론일 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EPR 논증). 즉 두 입자가 '숨은 변수'를 나눠 갖고 출발했다는 것입니다.

이 논쟁은 철학이 아니라 실험으로 결판났습니다. 벨은 '숨은 변수가 미리 정해져 있고 그 정보가 빛보다 빠르게 전달되지 않는다면' 여러 각도에서 잰 측정 결과들의 상관관계가 반드시 만족해야 하는 부등식을 유도했습니다(벨 부등식). 실제 실험 결과는 이 부등식을 어기고, 양자역학의 예측과 일치했습니다. 결론은 '미리 정해져 있었다'는 그림이 틀렸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정보가 빛보다 빨리 간 것일까요 — 아닙니다. A를 잰 사람은 자기 결과가 위인지 아래인지를 고를 수 없고, 무작위로 나옵니다. B 쪽에서 보면 여전히 반반의 무작위입니다. 두 결과를 나란히 놓고 비교해야 비로소 상관관계가 보이는데, 그 비교를 하려면 일반적인 통신으로 결과를 보내야 하고 그것은 빛보다 빠를 수 없습니다.

이렇게 나타납니다

  1. 예시 1
    스핀이 얽힌 두 전자
    전체 스핀이 0인 상태에서 갈라진 두 전자는 같은 축으로 재면 언제나 반대로 나옵니다. 한쪽이 위면 다른 쪽은 반드시 아래입니다. 그런데 각각을 따로 보면 위·아래가 반반씩 무작위로 나옵니다. 각자는 무작위인데 둘의 관계는 완벽한 것 — 이 조합이 얽힘의 특징입니다.
  2. 예시 2
    벨 부등식이 갈라내는 것
    두 검출기의 측정 축을 여러 각도로 바꿔 가며 상관관계를 재면, '미리 정해진 답을 나눠 가졌다'는 가정으로는 넘을 수 없는 상한이 있습니다. 실험에서 나온 값은 그 상한을 넘어섰습니다. 실험이 결정한 것은 '양자역학이 옳다'는 것보다, '결과가 미리 정해져 있고 국소적으로 전달된다'는 상식적 그림이 자연과 맞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3. 예시 3
    얽힘으로 도청을 잡아내는 통신
    얽힌 광자로 암호 키를 나눠 가지면, 도청자가 중간에서 광자를 측정하는 순간 얽힘이 깨져 상관관계가 무너집니다. 송수신자가 일부 결과를 대조해 보면 도청 여부를 알 수 있습니다. 양자 기술 응용에서 다루는 양자 암호의 원리입니다.

자주 하는 오해

얽힘으로 빛보다 빠른 통신이 된다고 생각하기
이렇게 생각하기 쉬움A에서 스핀을 위로 만들어 보내면 B가 즉시 아래를 받으니, 초광속 통신이 가능하다
실제로는A를 재는 사람은 결과가 위로 나올지 아래로 나올지 고를 수 없습니다. 고를 수 없는 무작위 값으로는 어떤 메시지도 실을 수 없습니다.
B 쪽만 보면 측정 결과는 언제나 반반의 무작위이고, A가 측정을 했는지 안 했는지조차 구별할 수 없습니다. 상관관계는 두 결과를 나중에 맞춰 봐야 드러나고, 그 대조에는 보통 속도의 통신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얽힘은 상대성이론과 충돌하지 않습니다.
얽힘을 '장갑 한 켤레'로 완전히 설명된다고 여기기
이렇게 생각하기 쉬움그냥 처음부터 한쪽은 위, 다른 쪽은 아래로 정해서 보낸 것과 같다
실제로는그 설명(숨은 변수)이 맞다면 측정 상관관계가 벨 부등식을 지켜야 하는데, 실험 결과는 그것을 어깁니다.
같은 축으로만 재면 장갑 비유와 결과가 똑같아서 구별이 안 됩니다. 결정적 차이는 두 검출기를 서로 '비스듬한' 각도로 놓았을 때 나타납니다. 그때의 상관관계가 미리 정해진 답으로는 만들 수 없는 크기까지 올라갑니다.

선수 개념 — 이걸 먼저 알아야 해요

스핀고3중첩 (양자 중첩)고3

이후 개념 — 이 개념을 배우면 이어집니다

양자 기술 응용고3

같은 단원의 개념 — 양자와 미시세계

반감기고3방사성 붕괴고3불확정성 원리고3슈뢰딩거 방정식 (개념)고3스핀고3양자 기술 응용고3양자역학 기초고3원자핵 구조고3중첩 (양자 중첩)고3질량 결손과 핵결합 에너지고3초전도고3터널 효과고3파동함수와 확률 해석고3핵물리와 방사능고3핵분열고3핵융합고3

자주 묻는 질문

Q1얽힘은 거리에 따라 약해지나요?
이론적으로 상관관계 자체는 거리와 무관합니다. 다만 실제로는 광섬유의 손실이나 대기 산란 때문에 광자가 도중에 흡수·교란되어 얽힘이 깨지기 쉽습니다. 그래서 장거리 실험은 위성을 쓰기도 합니다.
Q2양자 순간이동은 물체를 옮기는 건가요?
아닙니다. 옮겨지는 것은 물질이 아니라 양자 상태이고, 그마저도 일반 통신으로 보내는 보조 정보 없이는 복원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빛보다 빠르지 않습니다.
Q3EPR 논증은 결국 틀린 건가요?
'양자역학은 불완전하고 숨은 변수가 있을 것'이라는 결론은 실험으로 배제되었습니다. 하지만 EPR이 던진 질문 덕분에 벨 부등식이 나왔고, 얽힘이 검증 가능한 물리 현상이 되었습니다. 틀린 답이었지만 결정적으로 좋은 질문이었습니다.
교육과정 2022 개정 · 고3 물리학 · 양자와 미시세계 수록 심화 (교육과정 밖 확장 개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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