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학 고3 양자와 미시세계 심화

터널 효과

고전적으로 통과 불가능한 퍼텐셜 장벽을 입자가 파동 함수의 지수적 감쇠로 투과하는 현상을 이해한다.
고전역학으로는 넘을 에너지가 부족해 통과가 불가능한 벽(퍼텐셜 장벽)을, 입자가 일정한 확률로 뚫고 지나가는 양자 현상입니다.
언덕을 넘을 힘이 없는 공이 어느 순간 언덕 반대편에 나타나는 일 — 일상에서는 절대 안 일어나지만, 파동함수는 벽 안에서 0이 되지 않고 조금씩 새어 나가기 때문에 원자 크기에서는 실제로 일어납니다.

쉽게 말하면

고전역학에서 벽을 넘으려면 에너지가 벽 높이보다 커야 합니다. 그런데 파동함수와 확률 해석으로 보면 사정이 달라집니다. 장벽 안쪽에서 파동함수는 갑자기 0이 되지 않고, 지수적으로 줄어들면서 스며듭니다. 장벽이 무한히 두껍지 않다면 반대편에 도달했을 때 가 완전히 0이 아니고, 이 0이 아니라는 것은 곧 그쪽에서 입자가 발견될 확률이 있다는 뜻입니다.

투과 확률은 장벽의 두께와 높이에 지수적으로 민감합니다. 장벽이 조금만 두꺼워져도 확률이 급격히 떨어집니다. 그래서 두께가 원자 몇 개 수준일 때만 의미 있는 확률이 나오고, 일상 크기의 벽에서는 확률이 사실상 0입니다.

불확정성 원리로도 같은 이야기를 할 수 있습니다. 에 따라 아주 짧은 시간 동안에는 에너지가 하나로 확정되지 않으므로, '에너지가 모자란다'는 판정 자체를 엄밀하게 내릴 수 없습니다.

터널 효과는 이론적 호기심이 아닙니다. 무거운 원자핵에서 알파 입자가 빠져나오는 방사성 붕괴가 터널링이고, 태양 중심에서 양전하끼리 밀어내는 벽을 뚫고 핵이 합쳐지는 것도 터널링입니다. 이것이 없었다면 태양은 지금 온도에서 타지 못했을 것입니다.

이렇게 나타납니다

  1. 예시 1
    알파 붕괴 — 갇힌 알파 입자가 어떻게 나오는가
    무거운 핵 안의 알파 입자는 강한 핵력이 만든 벽에 갇혀 있고, 그 벽을 넘을 만한 에너지가 없습니다. 그런데도 나옵니다. 벽에 초당 엄청난 횟수로 부딪히면서 매번 아주 작은 확률로 뚫기 때문입니다. 투과 확률이 지수적으로 민감해서, 알파 입자의 에너지가 조금만 달라도 반감기가 몇 자릿수씩 달라집니다.
  2. 예시 2
    주사터널링현미경(STM)
    뾰족한 탐침을 시료 표면에 닿지 않을 만큼 가까이 대면 전자가 진공 틈을 터널링해 전류가 흐릅니다. 이 전류는 간격에 지수적으로 민감해서, 간격이 원자 지름의 몇 분의 1만 변해도 전류가 크게 달라집니다. 그 덕분에 원자 하나하나를 구별해 표면 지도를 그릴 수 있습니다.
  3. 예시 3
    반도체 소자의 한계
    트랜지스터를 작게 만들수록 절연층이 얇아지는데, 어느 두께 아래로 내려가면 전자가 절연층을 터널링해 새어 나갑니다. 스위치를 꺼도 전류가 흐르는 셈입니다. 소자를 무한정 작게 만들 수 없는 물리적 이유 중 하나입니다.

자주 하는 오해

터널링을 '에너지를 빌려서 벽을 넘는다'로 이해하기
이렇게 생각하기 쉬움입자가 잠깐 에너지를 빌려 벽 위로 올라갔다가 반대편으로 내려온다
실제로는입자가 벽 '위로' 올라가는 일은 없습니다. 파동함수가 벽 안에서 지수적으로 줄어들며 스며들어 반대편에 꼬리를 남기는 것입니다. 통과 전후의 에너지는 같습니다.
'에너지를 빌린다'는 표현은 비유일 뿐 계산과 맞지 않습니다. 실제로 푸는 것은 슈뢰딩거 방정식이고, 나오는 답은 벽 안쪽에서 진동하지 않고 감쇠하는 파동함수입니다. 에너지 보존은 어디서도 깨지지 않습니다.
확률이 0이 아니니 큰 물체도 언젠가는 벽을 통과한다고 생각하기
이렇게 생각하기 쉬움확률이 0만 아니면 사람도 오래 시도하면 벽을 통과할 수 있다
실제로는투과 확률은 질량과 장벽 두께에 지수적으로 줄어듭니다. 사람 크기에서는 우주의 나이만큼 시도해도 일어나지 않는 수준입니다.
핵심은 '0이냐 아니냐'가 아니라 지수함수의 규모입니다. 전자가 나노미터를 뚫는 확률과 사람이 벽을 뚫는 확률은 같은 '0 아님'이지만, 자릿수가 비교조차 되지 않습니다. 양자 현상이 미시 세계에서만 보이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선수 개념 — 이걸 먼저 알아야 해요

불확정성 원리고3양자역학 기초고3

이후 개념 — 이 개념을 배우면 이어집니다

핵물리와 방사능고3

같은 단원의 개념 — 양자와 미시세계

반감기고3방사성 붕괴고3불확정성 원리고3슈뢰딩거 방정식 (개념)고3스핀고3양자 기술 응용고3양자 얽힘고3양자역학 기초고3원자핵 구조고3중첩 (양자 중첩)고3질량 결손과 핵결합 에너지고3초전도고3파동함수와 확률 해석고3핵물리와 방사능고3핵분열고3핵융합고3

자주 묻는 질문

Q1터널링하는 동안 입자는 벽 안에 있는 건가요?
벽 안에서 입자를 '발견'할 수는 없습니다. 벽 속에서 파동함수는 진동하지 않고 감쇠하기만 하는 특수한 모양이라, 그곳에 머무는 입자를 잡아낼 상태가 아닙니다. 관측되는 것은 반사되어 돌아오거나 반대편으로 빠져나온 결과뿐입니다.
Q2장벽이 높을수록 통과가 어려운가요?
네. 장벽이 높거나 두꺼울수록, 그리고 입자가 무거울수록 파동함수가 더 빠르게 감쇠해 투과 확률이 지수적으로 떨어집니다.
Q3태양은 왜 터널링이 필요한가요?
태양 중심의 온도로도 양성자 두 개가 서로의 전기적 반발을 정면으로 이겨 낼 만큼의 에너지는 나오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핵융합이 일어나는 것은 양성자가 그 반발 장벽을 터널링하기 때문입니다.
교육과정 2022 개정 · 고3 물리학 · 양자와 미시세계 수록 심화 (교육과정 밖 확장 개념)

터널링이 원자핵 안에서 어떤 일을 벌이는지 보려면 핵물리와 방사능으로 이어서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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